원주
증류를 하여 소주를 내리려면 원주가 필요하다. 원주란 탁주를 말하는 것 이다. 흔한말로 막걸리가 필요 하단 이야기이다. 이번에 사용된 탁주는 이양주 W1,2-14400ml 삼양주 S5-23000ml 총37400ml를 증류할 것 이다. W1.2는 쌀가루와 누룩 찹쌀을 이용하여 만든 석탄주 이다. 석탄주는 고급진 탁주이긴 하나 나의 초딩 입맛에는 맛이 없었다. 너무달고 진한 열대 과일향과 견과류향 그리고,인삼이나 홍삼같은 드룹나무과향이 너무 진해서 가수를 해봐도 향이 연해지고 알코올 도수만 떨어질뿐 맛이 없다. 그래서 그냥 증류 하기로 결정 S5는 아밀로스 11.2의 반찰쌀 그리고 쌀코지를 이용하여 만든 삼양주 이며 발효는 2주로 짧게 빚어 봤는데 역시나 9주를 발효한 탁주에 비해 맛이 없었다.
1차 증류 준비
맛 있는 소주를 얻기 위해서는 1차증류를 하고 증류되어 나온 소주를 원주로 2차증류를 하여야 맛있는 소주를 얻을 수 있다. 나는 20리터의 동증류기를 사용하며 한번에 60%인 12000ml 정도의 양을 증류 하므로 총 37400ml의 탁주를 3번에 나누어 진행 하였다. 첫번째 증류는 석탄주 14400ml를 모두 증류 하였는데 약 60%의 알코올 2500ml를 얻었다. 증류를 할 때 컷팅을 하는데 1차증류는 초류 컷팅을 하지 않았고 본류는 20%에서 컷팅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1차증류에서 1%가 될 때까지 하는게 일반적인데 여러번 증류를 해본결과 20% 미만은 양도 적고 시간도 더많이 걸리며 가스/전기 값도 올라가고 결정적으로 소주의 맛을 저하시킨다.(개인취향) 그리고, 한 번 증류기를 가동하면 일반적으로 4-5시간이 소요 된다.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증류 한 번도 빠듯하다. 일마치고 증류기 가동하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새벽 2시경 이다. 이렇다보니 모두 증류 하려면 3일이 걸린다. 그리고, 2차 증류를 하려면 1일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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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증류 완료
원주의 온도가 낮을때는 가스불로 빠르게 온도를 올리고 온도가 70도 가량 올라가면 인덕션의 약불로 지긋이 천천히 증류를 한다. 냉각수는 싱크대 기준으로 30분정도에 한 번씩 물을 갈아 주었다. 그렇게 4시간30분이 지나고 완료 석탄주는 사진이 없었다. 항상 이렇게 무언가 하나씩 빠지거나 틀어진다. 2시간 경과 이 후 부터는 내가 내가 아니다. 몽롱해지고 잠은 오고 지친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한 번 시작하면....ㅠㅠ 그렇게 3일간 얻은 1차증류 소주는 60%알코올 함유한 8200ml의 소주다. 초류컷 없었고 20%까지 알코올을 받아 냈기에 술 맛은 좋지 않다. 소주이긴 하나 소주라기 보다는 화학 부산물의 총체 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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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증류
2차증류는 초류 1%의 양을 컷팅 하여 버리고 본류는 55%에서 끊는다. 일반적으로 후류를 다음 증류 때 재사용 하지만, 개인적으로 미련은 없다. 본류에서 컷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처음에는 너무 아까워서 어떻게든 양을 늘려 보기 위해 후류를 받아서 재사용 했는데 느낌적인 느낌인지 재사용 했을 때 술 맛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하여 8200ml의 1차증류된 소주를 원주로 80%이상의 5500ml의 소주를 얻었다. 주정계를 사용하고 온도에 의한 도표를 봐야 정확한 도수가 나오겠지만, 어짜피 굴절식 주정계를 사용해도 오차범위가 크지 않기에 그냥 80%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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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기
탈기를 하는 이유는 2차증류를 마치고도 여전히 소주라기 보다 화학 부산물에 가깝다. 증류중 발생되는 이취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맛과 향 때문에... (맛과 향을 구성하는 과학적 성분 명칭은 학술지나 논문을 찾아보면 전문가들이 자세하게 적어놨으니 참고 하시면 될 듯 하고...) 보통은 탈기를 1개월 이상 하는게 일반 적이지만 1개월 했더니 술이 많이 증발하고 맛도 부드러워지며 다체로움이 사라지는 듯 한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기에 길게 하지 않는다. 비릿한 냄새만 없어지면 바로 숙성 옹기로 넣는다.보통 2~5일 걸린다.
숙성
숙성은 1년 이상 10년 까지도 한다. 세월의 깊은 향을 느끼고 싶다면 5년 이상을 숙성하는 것 이 맞다. 하지만, 주당이라면 알 것 이다. 10년? 1년도 기다리다가 사망각인데 헐~ 할 것 이다. 나또한 그렇다. 최대 길게 숙성이 3개월 이다. 나쁘지 않았다. 3개월만 숙성해도 조화는 많이 이루어 지기 시작했다. 다만 거칠거칠한 느낌은 많이 남았기에 개인의 호불호는 존재 한다. 어떤 생각 에서는 6개월 이상 숙성이 필요 한가 이다. 학술지나 논문을 보면 기간에 따른 여러가지 상황들이 있고 분명히 부드럽고 깊은 맛은 생긴다는 결과들이 많이 있다. 무슨 이야기 인지는 알겠다. 위스키를 예를 들어보면 12년과 21년은 맛이 다르고 왜 맛있다는 위스키가 12년산 부터 유명하며 판매가 되는 지를 생각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왜 우리의 소주를 오크통에다 넣어 숙성하는 위스키와 비교하고 그 것의 맛을 따라가려 하는지 잘 모르겠다. 술을 만들어 판매 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성과 나만의 차별점이 아니라 정상을 따라 가려만 하는 것 같다. 나는 술을 만들어 파는 상인이 아니니 거칠거칠한 소주의 특성을 그대로 즐긴다는 핑계를 대고 그냥 3-6개월만 숙성하고 빠르게 마실 생각이다. 증류를 해서 바로 마시는 것 은 화학적 냄새와 맛 때문에 별로이고 3-6개월이 딱인 듯 하다.